‘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총천연색의 아름다움이 섞인 총체극 탄생!

0
416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공연 사진. (제공-프로스랩)
Print Friendly, PDF & Email

[나인스타즈=위수정 기자] <콜라보프로젝트1.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조명, 비디오 아트, 음악, 무용이 섞인 총체극 탄생!>

총체극이 무엇일까? 어떤 공연을 말하는 것일까?

의문을 품고 9월 17일 프레스콜을 보고, 9월 29일 대학로에 가서 공연을 관람하고 확인하고 왔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옆자리에 앉은 커플의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이 공연이 뭔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마지막에 너무 슬퍼.”

관객에게 느닷없는 약간의 스포를 당하고 공연은 인터미션 없이 110분간 시작되었다.

콜라보프로젝트1.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은 유미주의를 대표하는 영국의 소설가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을 원작으로 “2019년의 현재를 살고 있는 ‘오스카 와일드’라면 어떤 도리안 그레이를 그려냈을까”라는 상상에서 시작되었다. 작품에서 원작을 이끄는 세 인물 ‘배질 홀랜드’와 ‘도리안 그레이’, ‘헨리 워튼’은 각자의 특성을 바탕으로 매력적인 세 인물 ‘유진’, ‘제이드’, ‘오스카’라는 인물로 재탄생되었다. 소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에서 인간적인 면모를 뽐내는 귀족 화가였던 ‘배질 홀랜드’는 타고난 예술적 감각으로 독특한 작품을 선보이는 화가 ‘유진’으로 재창조되었고, ‘유진’의 절대적 재능은 ‘유진’ 자신과 ‘제이드’, ‘오스카’를 운명적인 관계로 이끌어간다.

콜라보 프로젝트1.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무대. (제공=프로스랩)

총체극인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은 ‘조명 맛집 공연’답게 화려하고 현란한 조명과 함께 비디오 아트, 현대 무용으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고, 정재일 음악감독의 명성답게 관객들에게 귀 호강을 시켜줄 음악들이 무대에 흘러나온다.

공연을 보는 내내 현대미술관에서 전시를 보는 기분과 함께 공연 시작 전 옆자리 관객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이게 뭔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너무 슬프고 아름다워서 눈물이 나!’

무대의 배우들의 감정에 따라가다 보면 양극성장애와 약물 복용으로 괴로워하는 ‘제이드’가 되었다가 그를 지켜보는 동반인 이자 연인인 사진작가 ‘유진’이 되어서 같이 슬퍼지게 된다.

‘제이드’역의 문유강, ‘유진’역의 연준석이 실제 친구인 것을 모르고 봐도 무대 위의 두 배우 진실된 교감이 관객까지 전달되어 온다. 특히 연준석의 ‘유진’이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올려 눈물과 함께 쏟아낼 때는 같이 눈물이 나올 수 있으니 손수건을 챙겨가야 한다.

연준석은 브라운관에서는 낯이 익지만, 무대 위의 공연은 문유강과 마찬가지로 연극 ‘어나더 컨트리’ 이후 두 번째 작품으로 공연계의 신인 배우이다. 연준석, 문유강 두 배우 다 자기만의 색깔을 확실히 구축하기 전에 총천연색이 어우러진 콜라보 프로젝트 1.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을 만난 건 행운이 아닐까. 어려운 일을 겪고 나면 성숙해지듯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을 만나 연기가 한층 더 깊어졌을 테니 말이다.

9월 29일 스페셜 커튼콜 데이.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제공=위수정 기자)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은 호불호가 굉장히 갈릴 공연이다. 누구에게는 인생작, 누구에게는 다시 보지 않을 공연이 될지 모른다. 처음 보는 총체극이라면 그렇다. 이 공연뿐만 아니라 다른 현대 예술 전시, 작품, 공연을 보면 늘 따라붙는 수식어가 ‘어렵다’이기 때문에. 처음 보면 어렵게 느껴지니 두 번 보고, 세 번 보라고 하기에 관객들은 선뜻 재관람을 하지 않으니 고민이 크겠다. 앞으로 공연을 본 관객들에게는 ‘콜라보 프로젝트’, ‘총체극’이라는 것을 알려주면 기존 공연과 보는 방식을 달리해 조금 더 이해가 될까.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은 작곡가 ‘정재일’의 음악과 현대무용가 ‘김보라’의 포스트모던한 무용에 비주얼디렉터 ‘여신동’의 실험적이고 독특한 무대와 영상 등이 더해진 퍼포먼스로 표현된다. 직설적이나 인간에 대한 연민이 강한 ‘유진’역에는 ‘이자람’, ‘박영수’, ‘신성민’, ‘연준석’이 캐스팅되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널리 알려진 음악가로 국악 분야 이외에 기타리스트와 뮤지컬배우 등으로 활동하며 그야말로 ‘타고난 예술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이자람’은 맞춤형 ‘유진’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자람’과 함께 ‘유진’ 역을 소화해 낼 세 명의 배우는 최근 연극, 뮤지컬 분야를 종횡무진하며 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박영수’와 ‘신성민’ 그리고 신예 ‘연준석’이다. 4인 4색의 매력으로 표현해 낼 ‘유진’의 모습이 기대된다.

원작에서 아름다운 외모가 부각된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그려진 ‘도리안 그레이’는 각색을 통해 매혹적인 외모의 예민한 감각을 지닌 신예 예술가 ‘제이드’로 새로운 생명력을 얻었다. 우연한 기회로 ‘유진’과 ‘오스카’를 만나 시대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스타 아티스트이면서 내면의 고통을 가진 ‘제이드’역에는 발레리나 ‘김주원’과 신예 ‘문유강’이 캐스팅되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발레리나로 무용 뿐만 아니라 뮤지컬과 연극까지 가치 있는 작품 활동을 위해 쉼 없는 활약을 보여주는 ‘김주원’은 최고의 창작진과 함께 만들어가는 드라마틱한 캐릭터에 매력을 느껴 이번 작품에 출연은 결정지었다. 국내 최고의 퍼포머 중의 한명인 ‘김주원’이 신예 ‘문유강’과 파격적인 젠더 프리 캐스팅에 응하며 발산할 매력이 기대된다.

한편,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은 11월 10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된다.

0 0 votes
Article Rating
Subscribe
Notify of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