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스타즈=박소연 기자] 고갯길에서 발생한 의문의 교통사고
지난 2020년 6월 2일 오후 2시 23분경, 화성시 어천저수지 인근 비눌치고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50대 부부가 타고 있던 대형 세단이 1차선 왕복도로에서 비탈길로 추락했다. 차에 연기가 발생해 화재가 발생하자, 정신을 차린 남편 박 씨(가명)가 아내를 꺼내고 119에 신고했다고 한다.
119가 도착했을 때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아내 현선(가명) 씨. 응급실에서 극적으로 심장박동이 돌아왔지만, 뇌 손상이 심해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2주 뒤 사망했다. 블랙박스는 화재로 전소됐고 CCTV나 지나가던 목격 차량도 없어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없지만, 남편 박 씨는 운전하던 아내가 갑자기 나타난 고라니를 피하려다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남편에게 제기된 수상한 의심
“교통사고는 보통 운전석보다 조수석에 있는 사람이 더 많이 다쳐요. 조수석에 앉았다는 남편은 걸어서 그냥 퇴원했어요.”- 당시 응급실 주치의
그런데 불의의 사고로 여겨진 죽음에 몇 가지 의문이 제기됐다. 보통 운전자는 위험상황에서 본능적으로 핸들을 돌리기 때문에 조수석 동승자가 많이 다치기 마련인데, 조수석에 탑승했다는 남편 박 씨는 별다른 외상없이 당일 4시간 만에 퇴원한 것이다. 반대로 운전했다는 아내 현선 씨의 뇌 손상은 교통사고로 인한 것이라고 하기엔 너무 심각했다.
부검 결과, 현선 씨는 머리나 주요 장기에 치명적인 손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교통사고로 인해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여기에 박 씨가 사망 시 3억 원이 지급되는 여행보험을 아내 명의로 가입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박 씨가 아내를 계획적으로 살해한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피어올랐다.
비어 있는 33분과 운전속도의 비밀
남편 박 씨의 지인들은, 그가 추락 후 아내를 차에서 끄집어내 구호 조치를 한 것만 봐도 그 의심이 터무니없다고 주장한다. 병원에서 아내가 깨어난다면 무슨 말을 할지 모르는데, 아내가 운전했다고 거짓말할 이유 또한 없다는 것이다. 여행보험에 대해서도, 3억 원이라는 돈 때문에 자신의 목숨까지 담보로 걸어 위험한 행동을 할 리 없다고 박 씨를 변호했다.
부부의 마지막 행적이 확인된 시점부터 119 신고 직전까지 공백으로 남아있는 비눌치고개에서의 33분. 그날 부부는 왜 이 곳을 찾았던 것이며, 두 사람 사이에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7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사고 재현 시뮬레이션을 통해 차량 운전속도와 핸들 변경각도를 과학적으로 분석해보고, 유일한 목격자인 남편 박 씨의 주장을 검증하는 한편, 비어 있는 33분의 실마리를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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