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스타즈=이지은 기자] 어쩌면 우린 연극 같은 삶 속에서 행복을 바라며 살아가고 있지 않나. 더없이 행복하면 좋은 우리의 인생은 무대와 같고 사람은 광대로 비유한 공연은 마치 웃음을 짓고 있는 슬픈 광대와 닮아 있었다.
지난달 9일 개막한 뮤지컬 ‘엔딩노트’는 1950년 뉴욕을 배경으로 가난과 죽음 앞에 놓인 형제를 통해 소외된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당시 뉴욕은 여러 지역 사람들의 유입으로 사회 구성원의 정체성 혼란과 불신이 팽배한 사회로 대규모 이민이 있던 시기로 또 다른 인물 조력자를 통해 현실 사회를 투명하게 들여다본다.
세상에 덩그러니 남겨진 두 형제가 의지할 곳은 서로의 존재뿐이다. 아픈 몸 때문에 하루에도 수십 번 기침하는 동생 에디와 그를 돌봐야 하는 형 알피의 이야기는 가슴 먹먹하게 다가온다. 언제나 동생을 위해 모든 것을 해주고 싶은 형이지만, 가난 앞에 틀어져 버리는 마음에 절망할 수밖에 없다. 그런 형의 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걸까. 언제나 병든 자신을 죽음 앞으로 내모는 에디를 보자니 그들의 행복을 바라는 자신의 마음과 마주하게 된다.
극의 무대는 허름한 지붕을 아래 놓여 있는 침대 하나가 전부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이야기의 전개 방식은 온통 형제의 집에서 진행된다. 특이한 점은 ‘우리는 모두 무대 위에 광대’ ‘자신을 죽여 달라는 에디’ ‘아픈 동생으로부터 벗어나 다시 돌아오는 알피’ 장면을 아무런 설명 없이 반복해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물음표를 띄우고 만다.
그렇지만 유현석, 김준영, 최호승 세 배우의 열연이 이내 애디와 알피의 어린 시절로 안내해준다. 형제가 겪은 아픔과 외면하고 싶은 죽음은 현실을 투영하게 주며 비로소 그들의 여정이 행복을 위한 길이었음을 깨닫게 한다.
이처럼 뮤지컬 ‘엔딩노트’는 행복의 ‘가치’를 찾아가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빠르게 변화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어쩌면 그 과정을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쯤 깨닫게 해주는 작품으로 기대해본다.
뮤지컬 ‘엔딩노트’는 2022년 1월 30일까지 대학로자유극장에서 공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