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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연극 ‘더 드레서’ 캐스팅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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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스타즈=박소연 기자]  못 견디게 힘든 시기, 쪼개지고 갈라진 상황, 한숨과 탄식 가운데에서도 기꺼이 곁을 내어주고 서로를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국립정동극장(대표이사 정성숙)은 내달 8일,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의 존재 의미를 완성 시키는 연극 <더 드레서(The Dresser)>를 무대에 올린다. 2020년 초연, 2021년 재연을 거쳐 올가을 다시 한번 관객을 찾아온 이번 작품은 국립정동극장이 <은세계(2008)> 이후 12년 만에 선보인 연극 작이자, 송승환 배우가 <갈매기(2011)> 이후 9년 만에 무대에 서는 복귀작으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연극 <더 드레서>는 영화 ‘피아니스트’, ‘잠수종과 나비’, ‘오스트레일리아’의 작가 로날드 하우드(Ronald Harwood)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작가의 실제 경험에 착안한 작품은 하우드가 영국의 배우 겸 극단주였던 도날드 울핏(Donald Wolfit)의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에서 5년간 의상담당자로 일하며 겪었던 일들을 모티프로 한다.

드레서(Dresser)는 ‘공연 중 연기자의 의상 전환을 돕고 의상을 챙기는 사람’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다. 하지만 작품 속 드레서 ‘노먼’은 단순히 의상 전담에 그치지 않고 늘 그림자처럼 ‘선생님(Sir)’의 일거수일투족을 책임지며 헌신을 자처하는 캐릭터로 그려진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영국, <리어왕> 공연을 앞둔 무대 뒤, 첫 대사조차 생각나지 않는 선생님과 징집으로 인해 턱없이 부족한 앙상블, 공습경보마저 울리는 전시 상황에서도 공연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스태프들이 분주하다. 극은 어수선한 시절에도 무사히 공연을 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백스테이지(BackStage)로 관객들을 불러 모은다.

1980년 영국 맨체스터 로열 익스체인지 시어터(Royal Exchange Theatre) 초연에 이어 웨스트엔드(Queen’s Theatre) 공연, 이듬해 브로드웨이에 입성했고 1983년에 영화(감독 피터 예이츠)로, 2015년에는 BBC에서 TV영화(주연 안소니 홉킨스, 이안 맥켈런)로 리메이크되어 사랑받았다. 한국에서는 극단 춘추가 1984년 김길호(선생님 역), 오현경(노먼 역) 주연으로 공연해 제21회 동아연극상을 수상했다.

<더 드레서>는 ‘관계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우리는 누군가의 자식이면서 부모 또는 배우자, 연인이 되기도 한다. 어떤 이에게는 단단한 기세로 호령하고 틈을 내어주지 않지만, 어떤 이 앞에선 한없이 다정하고 친근하며 미숙한 모습을 내보이기도 한다.

작품 역시 주변에 의해 규정되는 존재들에 얽힌 다양한 감정에 시선이 맺힌다. ‘선생님(Sir)’은 관객과의 약속을 위해 폭격 속에서도 227번째 리어왕을 수행하는 의무감 넘치는 배우지만 무대 뒤에선 안하무인으로 생떼를 부리는 노인으로 반대편에 존재한다. 선생님의 인정을 받기 위해 성실하게 보필하는 드레서 ‘노먼’ 역시 때로는 질투와 몽니를 불사하는 과감함을 보인다. <더 드레서>는 선명하길 바라는 사회에서 단순하고 명료하게만 답할 수 없는 인간의 다양한 면모와 삶의 복잡성을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또한 극중극 무대로 선보이는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통해 후회로 점철된 인물 ‘리어’와 흐릿해지는 기억 앞에서 후회를 회복할 시간이 부족한 인간 ‘선생님’이 비슷한 감정선을 그리며 작품의 흥미를 배가시킨다. 육체적, 정신적 나약함의 무게를 고스란히 짊어진 채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모습은 자기 자신으로 온전히 존재하기 힘든 사회에서 고독함을 느껴본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공연은 뮤지컬 <김종욱 찾기>,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금발이 너무해>, <형제는 용감했다>, 영화 <정직한 후보>, <김종욱 찾기> 등 다수의 작품에서 연출과 극작을 맡은 멀티 플레이어 장유정 연출가가 또 한 번 호흡을 맞춘다.

작품의 각색과 연출을 맡은 장유정은 “<더 드레서>는 인간의 고뇌를 담은 텍스트, 그리고 배우들의 액션과 리액션이 묘미인 작품이다. 희비극의 혼재 속에 시대를 관통하는 공감을 전하기 위해 고민한 시간과 끈끈한 팀워크가 빚어낸 깊이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며 3년 만에 찾아온 재연 소감을 전했다.

2024 <더 드레서>는 초·재연을 함께했던 캐스팅으로 돌아와 더욱 완벽해진 무대를 기대하게 만든다. 9살 아역배우로 시작해 59년의 연기 인생을 품은 배우 송승환이 ‘선생님’ 역을 맡는다. 선생님과의 찰떡 호흡으로 좌중을 압도할 ‘노먼’ 역에는 무대와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활발한 연기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2인이 더블캐스팅 되었다. 뮤지컬 <레베카>, <헤드윅>, <젠틀맨스 가이드>, <맨 오브 라만차>, 드라마 <꽃선비 열애사>, <기적의 형제>, <오월의 청춘>, <사랑의 불시착> 등을 통해 관객에게 높은 몰입감을 선보인 오만석과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노트르담 드 파리>, <헤드윅>, 드라마 <무빙>, 영화 <어게인 1997> 등에서 섬세한 감정 전달로 진정성을 전하는 김다현이 함께한다.

‘사모님’ 역으로는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킬미나우>,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조선로코-녹두전>, <청춘기록>의 양소민이 출연한다. 이외에도 ‘제프리’ 역에 송영재, 유병훈, ‘맷지’ 역에 이주원, ‘옥슨비’ 역에 임영우가 합류하여 탄탄한 연기력으로 캐릭터의 일체감을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만 해도 상반기 연극 <웃음의 대학> 공연 이후 파리올림픽 개·폐막식 해설, 파주페어 북앤컬처 페어 총감독 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해 내고 있는 배우 송승환은 자신을 다시 무대 위로 오르게 했던 이번 작품에 대해 “솔직한 연극”이라고 말한다. 장점만 보여주기에도 바쁜 세상에 무대 위 주인공들은 장단점을 모두 드러내며 변화무쌍하게 다양한 색채를 펼쳐 보인다.

“실제 배우로, 제작사의 대표로 살아가고 있는 내 모습과 작품의 선생(Sir) 역할은 일맥상통한 부분이 많다. <더 드레서>로 연기 인생 처음 배우 역할에 도전하면서 여러모로 감정이입이 잘 되는 캐릭터이다. 노인을 노인으로만 보지 않는 작가의 각본과 울고 웃으며 가식 없이 감정을 맘껏 드러낼 수 있는 배역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화려한 무대 아래, 관객들이 보지 못하는 연극의 뒷얘기가 궁금하다면 공연장으로 걸음 하시길 바란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원 캐스트로 전 회차를 책임진다.

국립정동극장 정성숙 대표는 “베테랑 창작진과 배우진이 함께하는 연극 <더 드레서>로 정동의 가을을 준비 중이다. 인생의 끄트머리에 다다른 노배우의 심연을 통해 이 계절을, 올해를, 그리고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한다.”고 재연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아카데미상 2회를 수상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친 로날드 하우드의 탄탄한 극본과 팔방미인 장유정의 각색/연출, 믿고 보는 배우들의 조합으로 2024년 가을의 끝자락을 장식할 연극 <더 드레서>는 10월 8일부터 11월 3일까지 공연되며, 예매는 9월 5일(목) 오후 3시 국립정동극장 홈페이지, 4시 인터파크를 통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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