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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헤드윅’, 조드윅의 귀환…대극장도 작게 느껴지는 “화려한 입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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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윅, 아픔을 가진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
…”대단한 너, 날 만든 너, 그래 헤드윅”
조승우, 이런 캐릭터였나? 대극장 꽉 채우는 화려한 입담
동시간 접속 예매 대기자만 2만명대…취취켓팅조차 힘들어

[나인스타즈=양서영 기자] 배우 조승우(41)가 화려한 금발머리에 롱부츠를 신고 5년 만에 뮤지컬 ‘헤드윅’으로 돌아왔다.

5년 만에 귀환한 ‘조드윅(조승우+헤드윅의 줄임말)’의 위세일까. 아니면 잘 나온 이번 시즌 MD의 실물에 구매 욕구가 자극된 사람들이 많았던 탓일까. 지난 6일(당일 현장) 재판매를 시작한 MD의 구매줄은 공연 시작 15분 전까지도 계단을 감고 위층까지 마치 놀이공원 최소 대기 40분 줄을 방불케 하는 기다란 행렬이 이어졌다. 공연 내내 텀블러를 구매하라고 외치는 ‘조드윅’이 유독 야속하게 느껴질 순간이었다.

대극장이라고는 하나 큰 변화가 없는 무대 장치와 2인극으로 보여줄 수 있는 화려함은 사실 그렇게 크지 않다. 그러나 큰 변화가 없는 무대 장치 내에서도 조명 연출과 몇 가지 무대 장치, 그리고 배우 조승우(헤드윅)와 유리아(이츠학) 그리고 ‘앵그리 인치 밴드’로 이루어진 무대는 충분히 화려하게 느껴질만한 무대력을 보여주었다.

원래 뮤지컬 ‘헤드윅’은 작은 소극장에서 하는 2인 극이다. 등장인물 ‘헤드윅’과 ‘이츠학’ 그리고 ‘앵그리 인치 밴드’가 이끌어가는 2인 극이라고는 하지만 주로 ‘헤드윅’역을 맡은 배우 혼자서 관객들과 소통하며 하는 일종의 ‘락 콘서트’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그동안의 극들은 소극장 특유의 좁은 공간이 주는 관객들과의 친밀감이 꽤나 있었을 것이다. 때문에 평소 관객들과의 티키타카가 잘 되는 1층에 비해 2층과 3층은 비교적 관객이 적은 편인데, 이날은 뜨거운 열기로 ‘전석 매진’의 꽉 찬 위층에 배우 조승우가 2-3층을 가리키며 놀라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하였다.

2021헤드윅 공연 사진. 조승우 (사진 = 쇼노트 제공)

위의 이유로 이번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에 대한 뮤지컬 팬들의 걱정이 많기도 했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다. 대극장의 거대한 세트장과 무대도 좁게 느껴지는 꽉 찬 ‘조드윅’의 무대 역을 본다면 그 걱정이 눈 녹듯 사라지게 된다. 기존의 ‘조드윅’을 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낯가리고 내성적인 조승우 정석적인 연기파라고 믿어 의심치 않던 그의 끼 부림에 놀랄 것이다. 

또한 우려와 달리 기존 소극장과의 달라진 것이라고는 트레일러가 조금 더 화려하게 바뀐 것이 전부이다. 다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하여 객석 간의 거리 두기와 유명했던 ‘카워시(관객 무릎 위에서 노래 부르기)’ 와 ‘토미석(1열 관객만 보고 노래 부르기)’그리고 객석 난입, 헤드윅의 얼굴을 닦은 손수건 증정 이벤트 등이 없어져서 관객들과 출연진 모두가 아쉬운 상황이 연출되었다.

2021헤드윅 공연 사진. 조승우 (사진 = 쇼노트 제공)

하지만 코로나19의 제한적 상황속에도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를 패러디한 ‘곰 내려온다’, 맥주 브랜드 네임을 이용한 재치 있는 퍼포먼스, 쇼미 더 머니와 각종 CM 패러디 송 등 재치 있고 오직 조드윅에서만 만나 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뮤지컬 ‘헤드윅’은 그녀의 입담에 배를 잡고 웃게 되지만 그렇다고해서 극이 마냥 코믹한 것 만은 아니다. 

아버지에게 성적 학대를 당하고 어머니와 단둘이 공산주의의 동독에서 자유를 억압받으며 살아가며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 헤맸던 그는 ‘슈가대디’인 미군 병사 루터를 만나 값싼 성전환 수술을 종용 받고 1인치의 살덩어리만 남은 고간을 가진 채 어머니의 이름 ‘헤드윅’으로 자유의 땅 미국으로 떠난다. 하지만 1년 만에 루터에게조차 버림받고 신분을 속여서까지 탈출했던 고향의 베를린 장벽조차 무너지게 된다. 이에 절망하던 그는 ‘토미’를 만나지만 또다시 버림받게 된다.

헤드윅은 어찌 보면 스스로 선택한 길이 아닌 남에게 강요당하고 몰아쳐진 인생이었을지도 모른다. 무대의 끝에서 화려한 모습의 헤드윅은 가발과 의상을 벗어던지고 속옷에서 끔찍하게 싫어했던 토마토를 꺼내 쥐어짠다. 그리고 ‘토미’로써 헤드윅에게 사과의 무대를 선보인다. 토미로 변신한 그의 반전의 모습과 절절한 감정선 등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헤드윅의 꿈속에 있다가 나온 것만 같은 환상적인 무대, 지금 그 감동의 귀환을 오는 10월 31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부디 만나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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