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Friendly, PDF & Email
요시자와 료, 이상일 감독.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국보’ 기자회견이 21일 오전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이상일 감독, 주연 배우 요시자와 료, 그리고 박가언 BIFF 수석 프로그래머가 모더레이터로 참석했다.

이상일 감독은 인사말에서 “2000년에 처음 부산을 찾은 뒤 영화제의 성장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며 “젊은 시절 큰 도움을 받은 영화제에 이번에는 보은하는 마음으로 다시 오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부산을 방문한 요시자와 료는 “어제 한국 관객들과 함께 첫 상영을 치렀다. 깊이 있는 질문들을 받으며 영화를 진지하게 봐주신다는 걸 느꼈다”며 “오늘 기자회견에서도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국보’는 일본 전통 연극 가부키 세계를 배경으로, 한 배우의 50년에 걸친 삶을 그린 대서사극이다. 이상일 감독은 “전작들이 인간 내면의 어두운 면을 부각했다면, 이번에는 예술가의 길과 혈통·정체성의 무게를 탐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혈통을 타고난 자와 외부에서 들어온 자, 그 각자의 짐과 고통이 교차하며 예술가로서 아이덴티티를 찾아가는 과정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감독은 또 “예술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람만이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 그 풍경을 통해 감동을 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요시자와 료는 이번 작품에서 가부키 배우 히코 역을 맡았다. 그는 “촬영 전 5년 반 동안 춤과 무용을 연습하며 준비했지만, 감독님은 ‘아름답게 추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감정 그대로 춤을 추라’고 요구했다”며 “처음엔 어렵게 느꼈지만 감정을 완전히 열어 연기하며 배우로서 한층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부키라는 특수한 소재이지만, 결국 연기자의 인생을 그린 보편적인 이야기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 관객도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국보’는 2025년 5월 칸영화제 감독주간에서 첫선을 보인 뒤, 6월 일본에서 개봉해 누적 관객 1,000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일본 실사 영화 흥행 2위에 올랐다. 러닝타임 3시간에 가부키라는 낯선 소재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성과를 거두며 “TV 파생물이 아닌 순수 문학·전통 기반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드문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대해 이상일 감독은 “흥행 이유를 저도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관객들이 가부키를 통해 새로운 발견을 한 것 같다”며 “결국 영화인은 각자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정성스럽게 작품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 이번 흥행은 그 결과가 맺은 하나의 사건”이라고 답했다.

작품 개요

영화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가부키 명문가에 입문한 소년 기쿠오가 라이벌 슌스케와 50년간 우정과 갈등, 선망과 질투를 오가며 예술의 궁극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야쿠자의 아들로 태어나 ‘국보’의 반열에 오른 예술가의 생애를 통해, 예술가란 무엇인지 묻는다. 주연은 요시자와 료가 맡았으며, 국내에서도 ‘괴물'(2023)로 알려진 구로카와 소야가 기쿠오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