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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가히 대작다운 대작, 빠져들 수밖에 없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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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스타즈=이지은 기자]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3년 만에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2018년 블루스퀘어 공연장에서 관객을 만났던 극을 이전과 같은 공간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 2014년에 초연된 공연은 여전히 뜨거웠고 공연장을 꽉 채운 관객들로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임이 틀림없었다.

작품은 1818년 영국에서 출간된 메리 셸리의 소설 원작으로 19세기 유럽, 과학자인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연구에서 이야기는 비롯된다. 어린 시절 엄마를 잃은 어린 프랑켄슈타인은 엄마를 살리기 위해 애쓰지만 실패하고 만다. 어른이 된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생명 창조에 대한 연구를 멈추지 않고 전쟁 속에 죽지 않는 강인한 군인을 연구하다 접합천재의 앙리 뒤플레와 친구가 되며 더욱 연구에 박차를 가한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빠르게 전개되는 극의 진행 방식에 관객은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야기의 흐름을 깨뜨리지는 않는다. 그만큼 작품이 가지고 있는 서사는 단단하다.

마치 과학 교과서에서 봤을 법한 기괴한 기계로 즐비한 빅터의 연구실에서 보여주는 배우들의 안무도 흥미로웠다. 생명 창조에 대한 연구임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도록 연출된 것. 영화나 웹툰에서 한번은 봤을 법한 미래의 연구실 같은 신비로운 공간에 매료될 수밖에 없다. 객석은 당장이라도 빅터의 연구가 당장이라도 성공할 거 같은 분위기 휩싸였다.

물론 가장 큰 재미를 느끼게 한 건 배우들의 연기다. 자칫하면 진지한 길로 빠질 수 있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는 극에도 불구하고 웃음 포인트를 ‘쏙쏙’ 심어 두었기 때문. 뿐만 아니라 한 캐릭터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1인 2역을 찰떡같이 소화해내며 이야기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배우 전동석(왼쪽), 카이(제공: NCC)

철저한 목표 의식으로 생명 창조를 꿈꾸는 인물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배우 전동석이 맡았다. 그의 친구 앙리 뒤플레와 빅터의 손에서 다시 태어난 피조물이자 괴물 역에는 카이가 열연했다. 작품의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에 이어 작품에 참여하게 된 전동석은 “이번이 아니면 다시는 하지 못할 거 같아 참여하게 됐다”는 소감을 전했고 카이는 “두 캐릭터를 더욱 심층적으로 표현할 기회가 찾아와 기쁘다. 회를 거듭할수록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매일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배우들의 열연만큼이나 공연은 시각화된 연출을 잘 끌어냈는데,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바뀌는 LED 영상이 한몫을 해낸다. 공연의 시작을 알리던 괴물의 눈과 길을 잃은 소년을 만났던 호수와 밤하늘 그리고 북극으로 떠난 괴물의 배경 등 검붉은 색과 다채로운 조화에 더욱 무대에 빠져든다.

극의 중반 빅터는 그토록 원하던 ‘생명 창조’의 꿈을 실현해 행복감을 느끼지만, 괴물로 변해 버리는 피조물에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이에 관객은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괴물로 변해버린 피조물이 자신을 만든 창조주를 향해 세운 양날의 칼에서 빚어진 붉은 피를 목격하니 말이다.

그런데도 공연은 먹먹하고 가슴 아프다. 연구에 대한 빅터의 신념에 반해 그의 연구를 돕는 친구 앙리가 선택한 길은 감동을 넘어 마음을 울렸고 친구의 손에 또 한 번의 생명을 얻지만, 이내 괴물로 변해버려 상처 입은 그의 모습에서 눈물이 맺히고 만다. 그렇게 괴물이 인간에게 건네는 깨달음의 조각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관객에게 건네는 선물과 같다.

그야말로 대작다운 대작에 관객은 아름다운 음악에 더한 배우들의 성량에 공연이 끝난 그 순간에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고 오케스트라의 마지막 연주가 끝나자 더욱 큰 박수로 화답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2022년 2월 20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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